서울의 한 가운데라고 할 수 있는 종로구 사직동에서 태어났기 때문에, 그때까지는 그래도 남아있던 한국의 자연/ 농촌을 내 또래에 비해서도 훨씬 더 모른다.
부모님으로부터 독재자 박정희 욕을 많이 들어서 한국의 현실에 대해 좀 빨리 알게 되었다.
고등학교 때는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문의 악몽에 시달리기도 하고, 80년, 광주사태-그때의 명칭대로 쓰자면-때는 자신이 사회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 때문에 자기 연민에 시달리기도 했다. 그러나 물론 그 나이의 소년이 그렇듯 늘 그런 것은 아니었다. 그림에 매달리기도 하고, 대학에 안 가겠다고 심통도 부리고 하다가 별 수도 없어서 대학에 입학. 뭘 하고 살 것인가를 결정하지 못해서, 그 결정의 시간을 벌기 위해 그나마 실용적이고, 가벼워 보이는 디자인과를 선택했다.
![]() 뾰족한 입 |
![]() |
![]() |